1. 근육이 하는 일
인체에는 약 650개의 근육이 존재합니다. 모양별, 작용 유형별, 역할별로 굉장히 다양한 형태가 있습니다만, 결국 근육이란 뼈를 움직이게 만드는 조직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또한 인체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이기도 하고 외형적으로 밖으로 드러나 보이는 부분도 많기 때문에 운동의 원리를 이해하는 차원에서 다른 부분보다 좀 더 자세히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근육은 누가 뭐래도 미술해부학의 꽃이기도 하니까요. 근육의 역할에 따라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1) 골격근
골격에 붙어 움직이는 근육입니다. 특유의 가로무늬가 있고, 의지에 따라 움직일 수 있으므로 '가로무늬근', '수의근'이라고도 합니다. 그냥 일반적으로 '근육' 하면 골격근을 지칭한다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2) 평활근
안구, 소화기, 방광, 혈관 등을 감싸고 있는 근육입니다. 이 근육들은 골격근에서 보이는 가로무늬가 없고, 자율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민무늬근' 또는 '불수의근'이라고도 합니다.
(3) 심장근
심장을 움직이는 근육입니다. 의지와 관계없이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을 때까지 자동으로 쉼 없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합니다.
골격근은 운동하게 만드는 역할 외에도 심장과 폐를 보호하고 있는 가슴우리(흉곽)를 움직여 호흡을 가능하게 하고, 열을 생산해 활동에 필요한 체온을 유지하거나 몸 전체의 균형을 맞춰 일상적인 자세를 취하게 만드는 역할도 맡고 있습니다.
또한 몸의 실루엣을 이루는 미적 요소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여기서 지칭하는 '근육'은 모두 골격근을 뜻한다고 봐주시면 되겠습니다.
2. 근육의 구조와 모양
우선 근육의 기본적인 구조를 간략히 표현하면 수많은 근섬유의 다발이 가로무늬를 이루고 있고, 중추신경계(척수)에서 뻗어 나온 말단 신경으로부터 일정한 전기신호를 전달받아 수축하는 기관을 힘살(근)이라고 하고, 질긴 섬유 조직으로 이루어져 뼈와 연결된 부분을 힘줄(건)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 근육은 힘살과 힘줄을 합쳐 부르는 명칭이라는 얘기입니다. 이 모습을 더욱 간략화하면 비록 간단한 구조지만, 이 구조는 인체 전반에 걸쳐 공통적인 부분이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인체의 모습을 파악하는 데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원리를 이해하고 넘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1) 힘살(근)
'힘살'은 근육 섬유로 이루어져 있고, 근이라고도 부릅니다. 힘살은 중추신경계(척수)에서 뻗어 나온 말단 운동 신경으로부터 약한 전기 신호를 받으면 움츠러드는데, 이 단순한 운동으로 전신의 모든 움직임이 가능해집니다. 이렇게 힘살이 움츠러든 운동을 '수축'이라 합니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힘살은 수축하면 볼록하게 튀어나옵니다. 비록 길이는 짧아질지 몰라도 부피는 변하지 않을 테니까요. 중요한 것은, 힘살은 움츠러드는 운동(수축)과 풀어지는 운동(이완)을 주로 한다는 사실입니다. [다만, 늘어나는 운동(팽창)을 하는 근육도 있긴 합니다] 이 기본원칙을 잘 기억해 두어야 합니다.
힘살은 붙어 있는 뼈대의 모양이나 기능에 따라 여러 가지 모양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 골격근의 종류 (모양별) : 방추근, 납작 근, 깃든, 반기었든, 못 깃든, 톱니 근, 둘레 근
비록 여러 가지 모양과 명칭을 가지고있지만, 결국 모두 기본적으로 같은 작용(수축해서 골격이나 피부를 움직임)을 한다고 보면 됩니다.
(2) 힘줄(건)
힘살은 뼈에 직접 붙어 있지 않습니다. 이는 힘살의 수축 운동을 효율적으로 뼈에 전달하고 힘의 낭비를 막기 위해서입니다. 이것이 힘줄의 존재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힘줄은 건이라고도 하고, 힘살과 구분되는 몇 가지 구조적, 외형적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특성은 넓게 펼쳐지는 등 근육군에서 잘 관찰할 수 있습니다.
힘줄은 힘살처럼 양적으로 발달하지 않지만, 아주 질기고 단단한 섬유 조직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여간해서는 늘어나거나 끊어지지 않습니다. 만약 힘줄이 고무줄처럼 늘어난다면 뼈대에 힘을 전달하기가 힘든 것과 같은 이치겠지요. 그렇긴 하지만 일단 한 번 끊어지면 힘살과 달리 복구되기가 어렵습니다. 일반적으로 힘줄은 '띠'나 '끈' 모양을 한 경우가 많은데, 이런 힘줄을 끊인 줄(또는 그냥 힘줄)이라고 하고, '방추형 근육' - 즉, 팔과 다리의 근육에서 그 모습이 잘 드러납니다.
뼈와 근육의 연결점이 힘줄이라고 할 때, 만약 힘살의 모양이 넓다면 힘줄도 넓어질 것입니다. 이러한 넓은 힘줄을 넓힌 줄(건막)이라고 합니다. 넓힌 줄은 꽤 다양한 모양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인체 여러 부분의 독특한 굴곡을 만들어 냅니다.
넓힌 줄은 방추근의 끊인 줄에 비해 두께가 얇긴 해도 근육이 시작하는 지지 기반이 넓기 때문에 뼈를 대신해 내장을 보호하는 역할도 합니다. 따라서 뼈가 없고, 면적이 넓고, 큰 힘이 필요한 부위 - 배와 등 부분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흔히 '근육' 하면 힘줄보다는 힘살이 더 관심이 쏠리지만, 인체의 외형을 표현하기 위한 미술 해부학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힘줄은 힘살만큼이나 중요한 구조물입니다. 힘살이 '볼록'이라면 힘줄은 '오목'이기 때문입니다. 인체는 입체이기 때문에 다양한 힘줄의 모습을 눈여겨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3. 굽힘근과 폄근
근육은 수축하는 기관입니다. 그렇다면, 근육이 수축해서 경첩관절을 움직이는 방법엔 어떤 것이 있을까요? 굽히든 펴 든 둘 중 하나일 것입니다. 그런데 앞에서 '근육은 수축만 한다'고 했으니까 굽힐 때는 몰라도 펼 때 문제가 생깁니다.
그래서 근육은 기본적으로 뼈와 뼈 사이, 즉 관절을 사이에 두고 존재하는 게 원칙이고, 관절의 안쪽에 위치하며 관절을 굽힐 때 쓰는 근육을 굽힘근(굴근), 반대로 관절의 바깥쪽에 위치하며 관절을 펼 때 쓰는 근육 평균(신은)이라고 부릅니다.
물론, 얼굴의 근육이나 조임근(괄약근)처럼 이에 해당하지 않는 근육도 있긴 하지만, 보통은 모두 이에 속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굽힘근과 폄근이라는 명칭이 달린 근육은 인체의 모든 부위 중 가장 중요한 운동을 담당하는 손과 발에 가장 많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들의 역학적인 상반관계는 인체의 거의 모든 부위에 존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어떤 운동 후 원래의 자세로 돌아오는 자체가 힘든 일이 되겠죠.
또한, 굽힘근과 폄근, 양쪽 또는 위아래로 짝을 이루는 근육들은 각각 어떤 족이 주도적인 작용을 하는가에 따라 '주작용 근'과 '대항근'으로 각각 역할을 나눠 작용하기도 합니다. 따로 '주작용 근', '대항근'이라는 근육이 있는 게 아니라, 근육 운동에 따른 개념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