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비만
(1) 체지방율과 비만
비만(obesity)이란, 피하지방을 비롯한 체내 지방저장량이 비정상적으로 많아진 상태를 뜻한다. 원래 체내 저장지방, 특히 피하지방은 체온을 유지하고 외부로부터 충격을 완충하는 물리적 기능과 함께 인체의 에너지 저장고로서의 생리적 기능을 수행한다.
그러나 이 저장지방이 본래의 역할 수행에 필요한 양 이상으로 지나치게 많게 되면 여러 가지 건강상의 장해를 일으키게 된다. 신장과 체중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과체중(over weight)은 비만 상태를 간접적으로 나타내지만, 그것만으로 정확하게 비만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 중량 트레이닝 등으로 근육이 발달한 사람의 경우에는 신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체중이 무거운 과체중의 경향을 보인다. 그것은 동일한 양의 지방 무게에 비해 근육조직을 포함하는 제지방의 무게가 더욱 무겁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순히 상대적인 체중만으로는 비만이라고 판단할 수 없고, 보다 정확한 비만 여부는 체지방률을 기준으로 판정한다.
여러 연구는 16~25세 남자의 평균 체지방률이 12~15%로 보고하고 있으며, 여자의 평균 체지방률은 22~27% 정도로 보고하고 있다. 반면, 30~60세 연령층의 평균 체지방률은 남자가 약 22~33%, 여자의 경우 28~35% 정도인 것으로 보고한다.
그러나 이러한 평균 체지방률이 이상적인 체지방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대체로 체지방률이 남자의 경우 20% 이상, 여자는 30% 이상일 때 비만으로 판정한다. 이 기준치는 활동적인 성인 남녀의 표준체지방률인 각각 15%와 25%에 5%를 더하여 설정된 것이다. 따라서 40대의 남자가 20%의 체지방률을 갖고 있다면, 그 수준이 이상적인 수준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비만이 시작되었다는 표시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또한 20세의 남녀가 각각 15%와 25%의 체지방률을 갖고 있다면, 이 수준을 중년기 이후에도 유지하거나 감소시켜야 함을 의미한다. 즉,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평균 체지방률은 증가하게 되지만, 그러한 증가 경향은 당연한 것이 아니라, 많은 건강상의 위협이 되기 때문에 비만의 기준치는 일생을 통해 유지해야 하는 한계치로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 비만의 종류와 원인
체지방량의 증가는 지방조직의 세포 수가 증가하거나 (비 후 : hyperplasia), 각 지방세포의 크기가 증가하여 (비대 : hype trophy) 세포 내 저장된 지방량이 증대됨으로써 이루어진다. 일반적으로 지방세포의 수는 약 16세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생각되며, 그 후 체지방량의 증가는 이미 형성된 지방세포의 크기가 증가함으로써 이루어진다.
이처럼 지방세포의 수가 증식되는 형태의 비만은 주로 유아 기형 비만으로서 정상인의 지방조직에 비해 세포의 크기는 작지만 수효가 4~5배에 이르며, 지방세포의 분포가 전신적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지방조직이 비 후 된 유아 기형 비만은 치료가 힘들고, 비록 감량에 성공하더라도 그 효과를 지속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성인기에도 비만한 상태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반면, 성인형 비만은 지방세포의 수는 변화가 없이 지방세포의 크기가 증대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또한 지방조직의 분포 형태는 남성의 경우 주로 복부 부위에, 여성은 히프 및 대퇴 부위에 집중되는 특징을 보인다. 따라서 성인형 비만의 경우에는 식이 적 조절이나 운동을 통한 감량의 효과가 유아 기형 비만보다는 훨씬 만족스럽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개인에 따라 비만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고 복합적이다. 즉, 비만의 원인으로는 유전적 요인과 함께 과식 등의 식습관, 심리적 요인, 내분비계의 이상, 활동 부족 등 여러 요인을 들 수 있다. 이처럼 지방의 축적 및 체중 변화에는 여러 요소가 관계되어 있으나, 기본적인 원칙은 에너지 섭취와 소비 간의 불균형에 의해서 초래된다는 점이다. 즉, 어느 경우에든 과다한 지방의 축적은 성취한 에너지양이 활동을 통한 에너지 소비를 한다면 결국 지방 대사를 통한 체중의 손실이 일어나게 된다.
그러나 한 가지 유의해야 할 사항은 체중의 손실이 반드시 지방의 손실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즉, 체내 수분의 손실에 의해서도 보다 급격한 체중의 손실이 일어난다. 이러한 경우, 체중 감량의 효과는 단지 일시적인 것으로서 장기간의 감량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체내지방의 제거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3) 질병의 위험인자로서 비만
비만은 그 자체로서는 질병이라고 할 수 없지만, 각종 질병의 주된 원인으로서 비만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는 질병의 범위는 매우 광범위한가. 비만과 가장 밀접한 관련을 갖는 질환으로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심질환 등이며, 그 밖에 비만인은 호흡이상, 폐질환, 담낭질환, 관절질환, 유감, 대장암, 전립선암 등의 위험에 더욱 쉽게 노출된다.
인체 내 지방조직의 증가는 그 지방조직까지의 혈류 공급을 위한 심장 운동의 부담을 초래하고, 그 결과 혈압이 상승하는 원인이 된다. 또한 지방조직의 증가는 체내 인슐린 수요량을 증가시켜 인슐린을 생산하는 췌장에 더 큰 부담을 주게 되며, 결국 장기적으로는 췌장의 인슐린 생성 및 분비 기능을 저하하는 원인이 된다. 또한 비만 증세에는 인슐린 분비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간, 근육 및 지방조직 등 말초조직의 인슐린에 대한 민감도가 저하되어 고혈당이 나타나게 된다. 비만으로 인한 이러한 고혈압과 당뇨병의 경우, 체중을 줄임으로써 효과적으로 혈압을 감소시키고 혈당을 조절할 수가 있다.
또한 비만은 고지혈증(hyperlipidemia)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는데, 고지혈증은 동맥경화와 그로 인한 각종 심질환, 뇌졸중의 주된 원인이 된다. 비만은 호흡기 계통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비만의 경우 대사 총량이 증가하여 호흡에 필요한 호흡근의 작업량은 증가하는 반면 흉벽 조직의 지방층에 의해서 흉벽 및 횡격막의 호흡운동은 제한받게 된다. 그 결과, 호흡의 효율 저하로 인한 허파꽈리 내 환기 감소 및 체조 CO2 축적에 의한 혼몽, 만성피로, 수면이상, 수면성 무호흡(sleep apnea) 등의 증상을 보이게 된다.
따라서 운동과 식이조절을 통한 적극적인 비만 상태의 개선은 이들 질환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다.
2. 체중조절을 위한 열량 산정
지방조직 1kg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7,700kcal의 에너지를 추가로 소비하거나, 에너지 섭취를 감소시켜야 한다. 즉, 순수한 지방 1g은 9.4kcal 보다는 적은 약 7.7kcal의 에너지를 발생한다.
따라서, 일정한 체중감량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섭취를 어느 정도 제한하거나, 어느 정도 에너지 소비량을 증가시킬지를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실제적으로는 체중의 변화가 운동 및 식이 적 조절을 통한 에너지 섭취의 감소나 소비 증대와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운동 및 식이조절에 따른 에너지 섭취와 소비량의 변화가 체중의 변화와 일치하지 않는 이유는 다음과 같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1) 수분 균형의 문제
주로 단시간에 나타나는 급격한 체중의 변화는 에너지 균형상의 변화보다는 체액의 변화와 의해서 일어날 수 있다. 예를 들어, 단식의 초기에 일어나는 체중 손실의 대부분은 지방의 제거로 비롯된 것이 아니란 수분의 손실에 의해 비롯된다. 이러한 경우 1kg의 체중 감소에 필요한 에너지 감소는 7 아니라 단지 4,400kcal 미만이 된다.
식이 제한보다는 운동으로 동일한 체중감량을 꾀할 때 지방의 감소 비율이 높아지게 된다. 지방보다 수분의 손실을 통한 체중감량은 그 효과가 일시적이고, 인체 순환계 등에 미치는 생리적 부담도 더욱 크게 된다.
(2) 기초대사율의 변화
에너지 섭취의 제한에 의해 휴식 시 대사율도 대체로 감소하며, 과 칼로리 섭취 시에는 휴식 시 대사율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일부 사람의 경우에 심한 단식을 할 때 인체의 휴식 시 대사율이 30% 정도 감소하고, 1일 활동량도 50%까지 감소하여 체중감량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식이 제한과는 달리 운동은 대체로 휴식 시의 대사율을 증가시킨다. 탈진 상태에 이를 때까지 장시간의 강한 운동을 수행한 후에는 휴식 시 대사율이 운동 후 12~24시간까지 증가한다. 즉, 에너지 소비증가의 효과가 운동 후에도 장시간 지속되기 때문에 운동을 통한 체중감량이 보다 유리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러나 사람에 따라서는 운동 후 휴식 시 대사율이나 1일 활동량이 오히려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사람의 경우에는 체중감량에 미치는 운동의 효과가 반감되는데, 그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3) 섭취하는 영양소의 열 효과
식사 후 1~2시간 지난 후와 12시간의 공복 상태에서의 산소섭취량을 비교하면, 식사 후의 산소섭취량이 10~35%가량 크게 나타난다. 즉, 식사 후의 기초대사율은공복 상태에서 더욱 증가하게 된다. 또한 식후 운동 시의 에너지 소비는 공복 상태에서 운동하는 것보다 에너지 소비가 10% 정도 높아진다.
이렇게 음식을 섭취한 후 추가로 소비되는 산소섭취량은 섭취한 음식의 소화 · 흡수작용, 이화작용, 그리고 단백질의 합성 등에 쓰이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 영양소의 열 효과(thermic effect)라고 한다.
그리고 인체의 에너지원이 되는 삼대 영양소(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중에서 단백질의 열 효과가 가장 크다. 그것은 단백질의 소화 및 흡수, 인체 세포 내에서의 단백질 합성, 단백질을 지방이나 탄수화물로 전환하는 데 따르는 에너지 소비량이 더욱 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고단백질의 식사를 하면 열 효과는 더욱 커지게 되어 고탄수화물이나 고지방 식이보다 체중감량에 더 효과적이다.
(4) 환경 기온이 대사율에 미치는 영향
인체의 열 생산은 추운 환경에서는 많이 증가하고, 덥고 습기 찬 환경에서는 약간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운동과 식이를 통한 체중감량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환경 기온의 차이로 인해 체중감량의 효과가 예상보다 크거나 작게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겨울철에 일정한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서 3,000kcal의 에너지 섭취가 필요하던 사람이 여름철에는 동일한 체중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 섭취량인 2,700kcal로 줄어들 수도 있다.
요약하자면, 체중감량을 위한 에너지 소비량의 양적인 산출은 지방조직 1g을 제거하는 데 7.7kcal의 에너지 소비가 필요하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체중감량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써 수분의 손실, 기초대사율의 변화, 섭취하는 음식의 열 효과 및 환경 기온의 영향이 고려되어야 한다.